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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소프트 스킬'의 10단계 학습법

서론

 책 [커리어 스킬] 을 읽다가 가장 짜증났던게 궁금한 부분이 '자세한 학습법은 소프트 스킬을 참조하라'였는데, 그래서 커리어 스킬을 다 읽자마자 소프트 스킬도 바로 빌려봤다.

 

 소프트 스킬은 커리어 스킬보다 더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커리어 스킬은 한번 읽고 가끔 생각날 때 한번씩 빌려서 볼만한 책이지만 소프트 스킬은 따로 사서 종종 읽고 점검하는 시간을 가질 정도의 책이었다. 칸반플로에 대한 내용이나 재무ㆍ건강에 대한 내용들도 유용하지만 역시 가장 감명 깊게 읽은 부분은 10단계 학습법이어서, 이 부분을 따로 정리하려고 한다.

 

기본개념

 저자는 개발자가 된 초기에 공부하려는 내용과 관련된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읽고 실습하는 식으로 학습을 했는데, 이건 굉장히 비효율적이었지만 어쨌거나 원하는 것을 배울 수는 있었다. 하지만 이후에 빨리 배워야 하는 상황이 늘어나면서 짧은 시간 안에 빠르게 익힐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세 가지 핵심 사항을 정했는데 다음과 같다.

 

1. 출발점 - 배우려 하는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알아야 할 기본적인 사항은 무엇인가?

2. 학습 범위 - 배워야 하는 범위는 어느 정도인가? 배운 내용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

3. 기본 사용법 - 해당 기술을 제대로 사용하게 되었을 때 기본적인 이용 사례와 가장 흔하게 접하는 상황은 무엇인가? 평소에 80% 비중으로 사용하게 될 20%의 핵심 기술은 무엇인가?

 

 세세한 부분까지 전부 배우려고 하면 중요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섞여서 시간이 낭비되니 진짜 중요한 부분에 집중하기 위해 위의 원칙을 적용해서 공부하고 부족한 부분은 필요할 때 찾아서 공부하는 방식이다.

 

 

10단계 학습법 개론

 하지만 이 세가지 조각을 맞추기는 생각보다 어렵다. 이걸 해결하기 위해 미리 10단계로 나눠 이러한 부분들을 조금씩 해결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만든 것이 10단계 학습법이다. 1~6단계에서 기초작업으로 무엇을 어떻게 배울지 정하면, 7~10단계로 넘어가서 학습하는 식이다. 1~6단계에서는 조사에 집중하며 반복 없이 한 번만 진행하고 7~10단계에서는 모듈별로 배우고 실습하고 배우고 가르치는 LDLT(learn, do, learn, teach) 방식으로 반복해서 진행된다.

 

1~6단계

 이 부분은 무엇을 어떻게 배울지 정확히 알기 위한 사전 조사 단계이다.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만한 자료를 선별하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주제별로 한 번씩 실행하면 공부할 준비가 끝난다. 기초를 잘 다질수록 목표를 더 쉽게 달성할 수 있으니 여기서 노력을 기울이자.

 

1단계: 큰 그림을 보라

 학습은 원래 어렵다. 특히 무언가를 처음 배울 때는 무엇을 배워야 할지 조차 알 수가 없다. 무엇을 모르는지 찾는 일을 나중으로 미룬 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책을 읽기 시작하면 내용을 잘못 이해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선정한 주제에 대해 최소한의 지식은 갖춘 상태에서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부족한 부분이 어디인지, 그 부분을 메꿀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1단계는 배울 주제의 큰 그림을 보는 단계다. 무엇을 모르는지 주제의 범위가 얼마나 넓은지를 바라보자. 인터넷 검색을 주된 방법으로 활용하되, 관련 도서가 있다면 서론 정도 읽어보면서 전체적인 내용을 훑어보라. 하지만 시간을 너무 많이 쓰지는 말자. 1단계의 목표는 학습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배울 주제에 어떤 내용들이 있는지, 범위가 어느 정도 되는지 큰 그림을 보는 것이다.

 

2단계: 범위를 정하라

 선택한 주제가 어떠한지, 범위는 어느 정도인지 감을 잡았으니 집중적으로 학습할 영역을 명확히 정하자. 모든 일은 범위를 명확히 정하고 해야 한다. 너무 방대한 주제를 정하면 포기하기 쉽다. '물리학'을 공부하겠다는 결심은 집중해서 배우기에는 너무 방대하다. 1단계에서 얻은 정보를 활용해서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라.

 

 원래 주제가 'C# 배우기'라면 주제가 무한대로 확장될 수 있다. 따라서 적당한 크기로 주제를 나눠서 '간단한 콘솔 응용 프로그램 제작에 필요한 C# 언어 기초 배우기' 이런 식으로 정할 수 있다. 학습 범위를 넓혀 다양한 하위분야를 접하고 싶다는 유혹을 느낄 수도 있지만, 유혹을 이겨내고 최대한 목적에 맞는 영역에 집중하자. 어차피 한 번에 하나씩만 배울 수 있기 때문에, 목표를 달성한 후에 다른 영역을 선택해서 더 배우면 된다.

 

 범위를 정하기 어려우면 시간을 먼저 정하고 생각해보자. 여유가 일주일뿐이라면 어느 정도로 학습을 할 수 있을지가 정해 지므로, 배우는 이유뿐만 아니라 쓸 수 있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좀 더 쉽게 범위를 정할 수 있을 것이다.

 

3단계: 성공을 정의하라

 성공을 정의하지 않으면 목표를 정할 수도, 목표를 달성한 사실을 확인할 수도 없다. 학습에 들어가기 전에 기준을 명확히 정의하면, 목표에서 거슬러 오면서 목표에 이르는 길을 생각해볼 수 있다. 성공을 명확하고 간결하게 한 줄로 정의하는 것이 3단계의 목표이다. 목표는 무엇을 배우는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명확해야 한다. 'C# 기초를 배우겠다.'는 너무 애매모호하다. 'C#의 주요 기능을 활용한 간단한 응용프로그램을 만들겠다.'가 훨씬 명확하고 좋은 예이다.  

 

4단계: 자료를 찾아라

 선택한 주제에 대해 최대한 다양한 자료를 찾아보도록 노력하라. 꼭 책이 아니어도 좋다. 이때 자료의 수준은 크게 신경 쓰지 마라. 나중에 가장 적합한 자료를 선별하는 과정이 있으므로 브레인스토밍처럼 생각해라. 인터넷 검색도 좋은 방법이다. 아마존에 관련 서적들 목록을 먼저 살펴보고 구글에서 동영상 등 다른 유형의 콘텐츠가 있는지도 살펴봐라. 어떤 방법을 써도 좋으니 다양한 자료를 모으는데 집중하면서 한 가지 자료에만 기대어 편견을 갖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많은 자료를 접하도록 노력하자.

 

5단계: 학습계획을 세워라

 자료를 모아뒀으니 이제 무엇을 어떤 순서로 배울지 정리할 차례다. 어떤 주제든지 학습 순서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무작위로 습득한 정보 조각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A부터 Z까지 밟아올 올바른 길을 찾아야 한다.

 

좋은 책이라면 장이 진행될수록 내용이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4단계에서 고른 책들을 뒤적이면서 목차를 살펴본다. 저자가 다른 책 다섯 권이 같은 콘텐츠를 같은 순서로 정리해두었다면 비슷한 학습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특정 책의 목차를 그대로 쓰지 않고 여러 권의 책을 참조해서 정하자.

 

6단계: 자료를 선별하라

 학습 범위와 순서를 정했으니 이제 자료를 선택할 차례다. 4단계에서 가능한 많은 자료를 찾았고, 5단계에서 이를 이용해 학습 계획을 세웠으니, 이제 자료 중에서 가치 있는 자료만 고를 시간이다. 당연히 모든 자료를 활용하는 일은 불가능하기도, 불필요하기도 하니 가장 도움이 되는 자료만 골라야 한다. 아마존 후기를 참고해서 가격 대비 가장 만족도가 높으리라 생각되는 한두 권을 추리는 정도면 된다.

 

여기까지 완료하면 학습계획의 첫 번째 모듈을 시작할 준비를 마친 셈이니 7~10단계로 넘어가도록 하자.

 

 

7~10단계

이제 재미있는 단계다. 다음 4개의 단계는 학습 계획에 정의한 모듈별로 반복해서 실행한다. 

 

7단계: 대충 사용할 수준까지 배워라

 사람들은 무언가를 배울 때 흔히 두 가지 실수를 저지른다. 하나는 잘 모르는 상태에서 너무 빨리 실전에 뛰어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너무 오래 준비해서 행동에 옮길 적절한 시기를 놓치는 것이다. 이 둘 사이의 균형을 찾아서 알맞은 시점에 실전에 돌입해야 학습 효과가 가장 크다. 

 

 7단계의 목표는 8단계에서 그 기술을 놀듯이 다뤄볼 수 있는 수준의 정보를 얻는 것이다. 프로그래밍 언어를 예로 든다면 "Hello, world!" 같은 기본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개발 환경을 설정하는 단계이다. 여기서는 너무 깊은 내용까지 파고들지 않도록 주의하라. 모든 자료를 섭렵하고 싶다는 욕심을 이겨내야 성공에 가까워진다. 그 기술을 사용해보는데 꼭 필요한 최소한의 내용만 배워라. 자료를 훑어보거나 요약, 소개 부분만 확인해서 어떤 기술인지 기본 정보를 습득하는데만 집중하라. 마치 새로 산 게임기에 팩을 꽂고, 설명서를 대충 훑어보고 게임을 시작하듯이 시작할 수 있을 정도의 기본 사항만 익히면 된다.

 

8단계: 놀아라

 말 그대로 규칙 없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하면 된다. 얼핏 보기엔 중요해 보이지 않지만, 사실 굉장히 중요하다. 모든 자료를 꼼꼼히 보기 전에 이리저리 가지고 놀면서 실험해보면 자연스럽게 궁금증이 생긴다. 그러한 궁금증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떤 부분이 정말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떠오른 궁금증들은 따로 적어둔다. 9단계에서 내가 궁금한 부분을 찾게 되므로 중요한 부분들이 훨씬 잘 기억나도록 학습할 수 있다. 프로그래머라면 작은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확인해보면서 놀면 좋다.

 

9단계: 유용한 일을 할 정도까지 배워라

 호기심은 학습에 꼭 필요한 요소이지만, 나이가 들면 무엇인가를 배울 때 호기심을 가지고 배우긴 어렵다. 그래서 학습 속도가 느려지고 공부는 지루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제 8단계에서 얻은 호기심을 가지고 모든 자료를 찾아보면서 깊이 이해해야 한다. 선별한 자료들을 모두 활용해서 떠오른 질문들을 찾아본다. 언제든 8단계로 돌아가서 새로운 질문을 찾아봐도 좋다. 대상을 완벽히 이해할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들여라.

 

 하지만 모은 자료를 모두 봐야 한다는 책임감은 갖지 않아도 된다. 궁금증의 답만 찾는데 집중하자. 자료는 학습대상을 가지고 놀면서 궁금했던 내용을 찾는 도구에 불과하다. 단, 3단계에서 정의한 성공 기준을 기억하자. 학습 내용이 최종 목표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항상 떠올려라. 배우고 익히는 모든 과정은 최종 목적지에 이르는 여정의 일부여야 한다.

 

10단계: 가르쳐라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걸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 사람보다 한걸음만 앞서있어도 가르칠 수 있다. 오히려 배우는 사람보다 너무 많이 앞서 나가 있는 전문가는 초보자를 가르치기 어렵다. 전문가는 자신이 쉽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지나치게 되기 때문이다. 10단계에서는 안전지대에서 벗어나 누군가를 실제로 가르쳐보자. 배운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것은 자신이 제대로 배웠는지를 확인할 방법이고, 빠트린 부분일 찾아낼 좋은 방법이다. 다른 사람을 가르치기 위해 자료를 정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배운 주제를 분석하고 이해할 수 있다. 

 

 배운 것을 꼭 모르는 사람을 직접 만나서 가르쳐줄 필요는 없다. 블로그에 글을 쓰고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도움이 된다. 핵심은 배운 내용을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정리하는 것이다. 이해했다고 생각하고 지나간걸 명확히 하는데도 도움이 되고, 머릿속 정보들의 연관성도 명확히 할 수 있다. 건너뛰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도 반드시 해보길 바란다.

 

나는 가르칠 줄 모른다 또는 가르치는 건 내 일이 아니다고 말하는 개발자들도 있다. 이러한 경우 대부분 능력 부족이 아닌 자신감 부족이다. 가르치는 것은 의식하지 않았을 뿐 누구나 늘 하는 일이니 겁낼 필요는 없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주제의 질문을 받았을 때 명확한 답을 할 수 없어서 놀란 적이 있다면 겉핥기로 겨우 이해한 수준인 것이다. 다른 사람을 가르치거나, 가르치려고 할 때 머릿속에서는 정보를 새로 조직한다. 그래서 가르치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요약과 결론

다시 쭉 적으면 아래와 같다.

 

1단계: 큰 그림을 보라

2단계: 범위를 정하라

3단계: 성공을 정의하라

4단계: 자료를 찾아라

5단계: 학습계획을 세워라

6단계: 자료를 선별하라

7단계: 대충 사용할 수준까지 배워라

8단계: 놀아라

9단계: 유용한 일을 할 정도까지 배워라

10단계: 가르쳐라

 

다른 건 모르겠는데 가르쳐라는 정말 유용한 무기인 것 같다. 42 서울 안에서 과제를 할 때도 평가 준비를 하면서 더 많이 배우는 것 같고, 이렇게 책의 중요한 부분을 요약해서 전달하는 것도 더 촘촘하게 공부한듯한 기분이 든다. 다음 언어를 배울 때, 혹은 다음 과제를 할 때에 한번 적용해볼 예정이다. 

 

이 책의 다른 부분들도 유용한 부분들이 많다. 개발자라면 한 번은 꼭 읽어볼 만하고, 개발자가 아니어도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적극 추천합니다!